2021. 5. 21. 19:29ㆍIT/뉴스정리
국산 클라우드의 반격… 게임사 모시기 나섰다
과거 게임사의 기대작 출시 때 이용자가 한꺼번에 몰려 서버가 ‘터지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안 그러면 오히려 흥행 적신호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클라우드 도입이 확산되면서 이런 풍경도 크게 줄어들었다. 이제 게임 서비스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되는 게 일반적인 시대가 도래했다.
‘쿠키런 킹덤’ 덮친 클라우드 장애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화제가 된 작품을 꼽는다면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을 빼놓을 수 없다. 1월21일 출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올 1분기 게임 순위를 평정했다. 시장조사업체 앱애니 조사에 따르면 ‘쿠키런: 킹덤’은 1분기에 국내 게임 앱 다운로드 1위를 비롯해 소비자 지출 5위,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 4위에 올라 업계에서 가장 큰 성장을 거둔 모바일게임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이런 흥행가도에 한때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클라우드 장애 때문이다. 2월19일 늦은 밤 발생한 아마존웹서비스(AWS) 일본 도쿄 리전(지역 기반 데이터센터 묶음) 장애로 이곳을 이용하는 ‘쿠키런: 킹덤’ 서비스가 중단됐다. 데이터센터 내 냉각 유닛에 정전이 발생해 게임 데이터베이스(DB) 서버들이 잇따라 과열된 게 원인이다. AWS 장애는 6시간 만에 해결됐으나 DB 복구·안정화에 20시간가량이 소요되면서 이용자들이 토요일 한나절 동안 게임을 즐기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다중 데이터센터를 통한 대응 환경 강화, 안정적인 서버 운용을 위한 비용·인력 투자 등 관련 문제를 보다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는 개발 및 조직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앞으로 동일한 사고가 발생되지 않도록 최상위 과제로서 관련 대응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름 위에서 돌아가는 게임
게임은 클라우드가 가장 활발히 활용되는 분야로 꼽힌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도 국내 시장 진입 초기에는 게임사부터 찾는 모습을 보였다. 게임 서비스에 365일 24시간 요구되는 높은 가용성과 게임 출시나 이벤트에 필요한 큰 확장성이 곧 클라우드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게임 서비스가 개별적으로 구동되는 형태고 기업 내 소프트웨어(SW) 개발인력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한몫한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은 AWS다. 클라우드 시대를 개척한 기업이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내셔널데이터코퍼레이션(IDC) 조사에 따르면 AWS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2019년 기준 30.7%의 점유율로 국내·외 여러 경쟁자를 크게 앞서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 때문에 기본적으로 외산 클라우드가 선호되는 게임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AWS 일본 리전 장애로 서비스에 차질을 빚은 곳은 ‘쿠키런: 킹덤’뿐이 아니다. 리그오브레전드(LoL·롤)·모두의마블·디지몬RPG·제5인격·로드오브히어로즈·블루아카이브 등에서도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가 보인 틈은 곧 기회로 이어진다. 업계에 따르면 게임사들은 단일 클라우드보다 멀티클라우드를 활용하는 추세이며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을 비롯해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를 찾는 발길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3N(넥슨·NC·넷마블) 가운데 한 업체 관계자는 “프라이빗과 퍼블릭 클라우드 모두 사용한다. 게임의 특성, 서비스 대상 지역, 필요한 인프라 규모에 따라 유연하게 동적으로 비중을 조정한다”면서 “출시 초기에는 절반 정도를 클라우드로 서비스하다가 트래픽 수준이 안정화되면 온프레미스(기업 내 물리적 구축) 비중을 높이는 방식이 일반적”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게임업체 관계자는 “주요 CSP는 제한 없이 다 사용하며 각 사의 특화된 기능도 활용한다”며 “클라우드 선택 시 게임 서비스 품질에 직결되는 네트워크 지연시간 및 점검시간을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느냐에 중점을 둔다”고 귀띔했다.
최근 게임 분야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국산 클라우드사인 네이버클라우드와 NHN이다. 외산 클라우드사보다 고객 친화적인 기술지원을 앞세워 게임사 모시기에 나섰다. 다양한 해외 리전을 마련하거나 현지 파트너십을 통해 해당 지역 서비스를 준비하는 게임을 고객으로 유치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러시아 지역의 경우 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등을 이용할 수 없으므로 국산 클라우드가 강점을 보인다.
최근 IT·게임업계에 몰아치는 개발자 구인난도 국산 클라우드사들의 사업기회를 늘린다. 개발인력 부족은 출시 등 개발 일정 지연으로 이어진다. 작품 하나의 성패에 회사 명운이 갈리기도 하는 중소 게임사들로선 중대한 문제다. 이에 네이버클라우드와 NHN은 게임개발을 돕는 다양한 기능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선보이고 있다.
국산 클라우드, 게임 분야 AWS 아성에 도전
네이버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상품 포트폴리오가 지난 4월 기준 179개에 달하며 연내 250개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주요 글로벌 클라우드사와 대등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회사는 게임 전용 상품·인공지능(AI)·보안 등은 더욱 뛰어나다고 주장한다.
게임사 대상 서비스로는 ▲결제·푸시·쿠폰·고객지원·통계·광고·카페 등 기능을 지원하는 통합 플랫폼 ‘게임팟’ ▲채팅 기능을 세 줄의 코드만 입력하면 만들어주는 SDK(SW개발킷) ‘게임챗’ ▲유저 허들과 스테이지 및 유·무료 아이템 등 인게임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게임리포트’ ▲게임 위·변조나 해킹 등 부정 시도를 탐지·방어하는 ‘앱세이퍼’ 등을 제공한다. 이밖에 인공지능(AI) ‘클로바’나 ‘파파고’ 번역 서비스도 경쟁력을 높여준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외산 클라우드가 CSB(클라우드서비스중개업체)를 통해 관리하는 부분을 네이버클라우드는 고객사 규모에 관계없이 직접 기술지원에 나선다. 담당 영업과 컨설턴트가 상시 대기한다”며 “서버나 스토리지뿐 아니라 게임 특화 서비스를 통해 게임사가 필요한 솔루션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면서 기술적 문제 해결이나 게임 아키텍트 설계까지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NHN은 클라우드사이자 ‘한게임’으로 대표되는 게임사이기도 하다. 오랜 게임 서비스 개발·운영 노하우를 클라우드에 담아 PaaS(서비스형 플랫폼) ‘게임베이스’를 중심으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게임사 대상 서비스로 ▲지표·푸시·고객센터·운영도구 등 기능을 모아 저렴한 통합 요금제로 제공하는 ‘게임베이스’ ▲글로벌 네트워크 환경에서 게임을 빠르게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돕는 ‘스마트 다운로더’ ▲대규모 실시간 랭킹을 지원하는 ‘리더보드’ ▲게임 위·변조와 다양한 해킹을 방지하는 ‘앱가드’ 등을 제공한다.
NHN 관계자는 “NHN은 직접 겪어온 게임개발·운영 경험을 토대로 필수적인 공통 기능을 서비스로 내놨다. 해외 진출을 포함해 독자적으로 퍼블리싱하려는 게임사가 ‘게임베이스’를 활용해 얼마든지 성공적으로 게임을 출시할 수 있다”며 “게임사들이 NHN 게임플랫폼을 활용해 게임 출시를 가속화할 수 있도록 연계 상품 개발과 고도화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들과 함께 국산 클라우드 3사로 꼽히는 KT의 경우 현재 게임 분야보다 공공·금융 분야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다만 데이터센터 내 서버를 임대하는 호스팅 방식으로는 게임사 고객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박서영 한국IDC 클라우드 담당 책임연구원은 “국내 게임업계는 여전히 클라우드보다 온프레미스 비중이 더 큰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들 간 연계를 위해 멀티는 물론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활용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게임 분야는 클라우드 도입이 수월한 만큼 서비스 변경도 어렵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최근 클라우드 사업자들도 게임사 고객을 지속 확보하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NPC(논플레이어블캐릭터)에 적용할 AI나 각종 특화 서비스를 플랫폼에 담는 등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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